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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미학] 산에 피는 차꽃 - 山茶花산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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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마인드원 조회 415회 작성일 2023-12-13

본문

한국의 다화


산에 피는 차꽃 - 山茶花산다화


 


정암


 


산에 피는 차 꽃이라.


흰구름이 뭉게뭉게 걸린 지리산에서는, 푸르른 잎새 마다 투명한 빗물을 영롱하게 머금은 차밭을 발견 할 수 있다.


물론 눈이 조금 밝은 사람은 근대 차의 중흥조인 최범술 스님이 땀 흘렸던 지리산의 차 사연과도 만나는 행복을 누리기도 할 것이다.


 


산다화山茶花는 차나무에서 피는 수줍은 꽃이 아니다.


 


誰將金粟銀絲膾수장금속은사회


蔟釘朱紅菜椀心족정주홍채완심


春早橫招桃李妬춘조횡초도리투


歲寒不受霜雪侵세한불수상설침



누가 금빛 좁쌀과 은빛 실같이 얇은 회를 썰어다가


주홍빛 찻주발에 촘촘히 박았는가


이른 봄엔 복숭아, 배꽃의 시새움도 많지만


눈과 서리 매서운 한겨울의 추위도 침범하지 못한다네.


 


강인한 생명력으로 추운 겨울을 이겨내며, 아름다운 선홍빛 꽃을 피워내는 모습을,


화려한 필치筆致로 표현하고 있는 산다시는 宋나라에 살았던, 옛사람 양만리의 작품이다.



산다시는 7언절구의 한문으로 간략하게 표현되어있다.


따라서 이 시를 감상하는 데는 두뇌를 활성화 시키는 약간의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산다화의 특징인 붉은색과 노란색의 칼라이미지를, 미시적인 시각과 거시적인 차원에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작게는 한송이 꽃의 세밀한 아름다음을 찬찬히 음미하며 느껴보고,


크게는 나무 전체에 활짝 핀, 수백송이 꽃들의 향연을 감상하는 것이 미학적인 요점이다.



음식은 도道와 다름이 아니다.


지금은 음식물이 넘쳐나서 의아하게 생각하겠지만, 옛 사람들은 그리 생각했다.


화和란, 음식의 조화로운 맛이 도道의 경지에 이른 상태를 말한다.


 


초의 선사는 좋은 찻감과 물로서 조화和를 이루면 다도를 다한 것으로 보았고,


춘추전국시대 제濟나라 경공景公 시기에, 명재상名宰相이었던, 안자晏子는


육류나 물고기를 끓일 때 양념과 간을 잘 맞춘 국물 맛을 화和라고 했다.



후대에 정약용은 화답하기를 지미자知味者 지미지무과불급야知味之無過不及也라 했다.


음식 맛을 안다는 것은, 지나치거나 모자람이 없는 맛을 아는 것이다.


시중時中 즉 생각의 치우침이 없는 경계를 음식의 맛에 비유하여 설명하고 있다.



시인은 꽃의 아름다움과 강인한 생명력을 찬양하는데, 음식물과 교차하여 설명하는 재치를 보여주고 있다.


인간의 심층무의식 속에 항상하는 식욕을 촉발해 깊은 인상을 주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인 순서의 나열을 보면, 금빛 좁쌀, 은빛 회, 야채, 복숭아, 배, 등이다.


이제 우리는 시인이 바라본 꽃의 시각을 뒤쫒아 가볼 필요가 있다.


그래야 산다화의 아름다음을 제대로 볼 수 있을 테니까.



1연에 기술된 誰將金粟銀絲膾는 관찰자의 입장에서, 미시적으로 산다화를 보고 있다.


金粟과 銀絲膾는 중심부에 자리한 꽃술의 아름다움을 현미경으로 보듯이 세밀하게 관찰하고 있다.


그리고 귀한 금색을 찾아 표현하고 있으니 살아있는 황금이 가득 달린 것이다.


실지로 산다화의 아름다음을 접하게 되면, 시인의 감수성에 놀라게 된다.



여린 대끝을 어떻게 표현 할 길이 없자, 은으로 만든 실까지 동원하고,


살아있는 생선의 배에서 드러나는 투명한 은빛을 얇디얇은 생선회로 대비시켜 상상력을 더욱 크게 강화하고 있으니 말이다.


겨울에 만개한 붉은 산다화의 선명한 아름다움은


표의문자表意文字의 한계를 넘나드는 시인 양만리를 통해, 비로서 세상 밖으로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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