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받은 건 나에게 칭찬해주고 싶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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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 용기내서 찾아간 마인드원 선릉심리상담센터에서 바뀔 수 있을까
회의감에 젖은채 심리검사지를 작성하며 상담을 시작했다.
1단계 상담을 마치고 난 후에 바뀌긴 바뀌었는데 많이 바뀌었다는 확신이 들지 않았고 아직도 불안한 마음이 컸다.
이런 내 마음을 원장님도 알아서 2단계 상담을 제안하셨다.
그래서 나는 변하는 김에 확실히 변하고 싶어 엄마를 설득해서 2단계 상담을 시작하게 되었다.
2단계 상담은 1단계 상담보다 강도가 높을 거라고 원장님께서 그러셔서 겁을 먹었다.
이때는 겁이 많은 겁쟁이여서 그랬다.
하지만 모든 상담을 마치고 난 후 전혀 무서운 것은 없었고
내가 한층 더 성장해지고 단단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1단계 상담보다 2단계 상담이 확실히 강도가 쎄지고 더 다양한 것들을 하였다.
집단 상담을 통해서 내가 여태까지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있고 공감해 주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잘못된 착각을 바로 잡아주셔서 그걸 인지하고 고치려고 했다.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들과 만나서 대화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게 되었고 더 경청해서 들을 수가 있었다.
소수로 집단상담 도중에 다른 내담자랑 심리적인 싸움 상황극을 원장님이 제시하셨다.
심리적인 싸움을 하기 전에는 내가 왠지 모르게 질 것 같고
자신감이 없어서 시작도 하기도 전에 포기하려 했었다.
그러나 막상 하고 나니 내가 이겼다.
총 세 번의 싸움에서 내가 모두 승리했다.
이때는 정말 기뻤다.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정말 좋은 결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이 별거 아닌 것 같은 경험 이후로 나는 내 자신을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내가 생각할 때 할 수 없다고 생각한 일들이
내가 진짜 했을 때 잘해내고 있는 나를 보면서
내 안에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평소 같으면 나는 아무것에도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겠지만
신기하게도 심리적인 싸움이후 내 자신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었다.
또 과거에 내가 꺼내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 있었다.
그 기억들은 일차 상담 때는 도저히 말할 용기도 나지 않았고
꺼내고 싶지 않아서 숨겼다. 하지만 그건 잘 못된 행동이였다.
과거의 그 기억이 무의식적으로 나를 힘들게 계속 괴롭히는데
나는 그걸 직면하지 않고 계속 회피했었다.
하지만 변화하고 싶었기에 용기를 내서 원장님께 말씀드렸고
과거의 나와 만나서 위로도 하고 과거의 나에게 사과도 했다.
이상해보일 수 있으나 직접경험하지 않으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경험이었다.
이 때 정말 많이 울었다. 내 자신에게 너무 미안해서다.
힘들다고 말하는 나를 외면한 채 그냥 그 기억을 회피하려고만 해서
더 안에서 곪아터져 버린 상태로 있게 해서다.
이 상담 회차를 끝내고 나는 더 이상 내 과거를 이야기하기가 부끄럽지 않았고
그때를 생각해도 예전만큼 힘들지 않았고 덤덤하게 받아드리게 되었다.
그리고 과거에 대해 자연스럽게 말하게 되었다.
또한 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싫어하는 나였기에
원장님께 나에 대한 고민을 말씀드리거나 이야기를 하면 벌거벗겨진 기분이 였다.
그만큼 나는 내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싫어했다.
나 자신을 남들에게 들어내기 조차 두렵고 싫었지만
원장님께 나의 마음속 깊은 상처들과 모습들을 얘기하며 드러냈다.
생각할 때는 부끄럽고 치욕스러울 것 같았으나 아니였다.
오히려 홀가분하고 자유로운 기분이 였다.
내 안에 억압 되었던 것들이 눈 녹듯이 사르르 없어지는 기분이었다.
그 후에 나는 무엇이든지 다 잘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면 잘해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이후에 내 자신을 드러내는 일이 부끄럽게 느껴지지 않았고, 두렵지 않았다.
마지막으로는 내향적인 내 성격이 너무 싫어서 내 자신을 미워하고
계속 깎아내리기 바빴는데 영상 치료 후 이런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내향적인 사람은 외향적인 사람보다 다른 면에서 뛰어난 부분이 있으며
내향적인 사람만의 매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게 된 후
내 자신을 더욱 사랑하고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항상 어떤 틀에 박혀서 나는 그렇게 살아야 된 다고 나를 몰아붙이고
우울해지고 겁 많아서 아무것도 하나 제대로 못했는데
심지어 ‘혼자 밥 먹기’라는 쉬운 일도 못했다.
왜냐하면 남의 눈치를 많이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혼자서도 잘하고 그 틀에서 깨고 나오니까 생각 하는게 자유로워졌으며
내 의견을 정확하게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내가 부당한 일을 당해도 아무 말 못 했던 벙어리를 이제는 다 따져가면서 잘 말하고 있는 나를 보면 정말 놀랍다.
더 이상 혼자 생각하면서 있는 사실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게 되었으며 삶에 의욕이 생겼다.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이 생기자 무엇을 해야 할지 계획이 섰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마지막 상담 때 상담하기전 검사지와 상담 종료후 검사지의 결과지 비교해 보고 너무 놀랐다.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정말 많이 내가 변했다는 것을 객관적으로 알 수 있어서다.
옛날엔 배려만 하느라 내가 힘들고 불편했는데
지금은 나 자신도 신경 쓰면서 남을 배려하자 마음이 편해졌다.
또한 내 잘못도 인정하고 사과도 먼저할 줄 아는 용기도 생겼다.
내 생각이 바뀌니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자 주변사람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작은 변화가 점점 다른 것들과 연결되어 큰 변화를 이끌어 오는 것 같다.
정말 내가 살면서 가장 잘한 일 같다.
이제 움츠러들거나 숨지 않고 힘든 일도 다 극복할 수 있는 용기와 자신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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