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큰 변화를 가져올 줄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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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이라는게 어떻게 보면 내가 나 스스로를 문제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는 건 아닌가 싶어서 오기 까지 정말 많이 망설였었어요.
이전까지는 이런 내 마음이나 심정을 이해해주는 사람도 없었고,
어딘가에 쏟아놓을 곳이 없나 싶어 정신병원까지도 생각했지만,
방금 말했듯이 내가 나 스스로를 병자로 만들기는 싫었어요.
그래서 정신병원보다 안전한 상담센터를 찾았던 것 같아요.
뭐가 되었든 정신병자보다는 훨씬 낫잖아라는 생각으로
찾은 상담센터의 첫 인상은 생각보다 아늑했고 따뜻했습니다 .
반신반의 한 마음 속에서 첫 상담을 시작했던것 같아요.
사실 저는 상담을 한다고 해서 내가 크게 달라질 거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어느 카페에 글을 올렸을 때 수 많은 사람들이 글을 읽고 뒤로가기를 눌러버리듯이
제 이야기 속에 깊게 들어와 줄거라고 기대하지 않았어요.
정말 솔직히 말하면 처음 상담은 재고, 또 쟀던 것 같아요.
뭐지? 왜? 뭔데? 진짜 이게 상담이야?머릿속에 의문점만 가득 안고서 첫번째 상담이 끝났어요.
그래서 그랬었나 저는 솔직히 두번째 상담도 큰 기대가 없었어요.
친구한테 전화해서 상담 받았는데 이게 뭔지 모르겠다고 말 할 정도였어요.
두번째 상담은 다른 분과 함께 상담가 선생님 두분이 앉아계셨고, 저에게 계속 뭔가를 물어보셨어요.
자세히 기억이 나지는 않는데 첫번째 상담의 긴장이 풀려서인가 대답은 곧 잘 했던 것 같아요.
제일 기억에 남는건 그때 제가 주로 했던 말이 " 잘 모르겠어요" 였어요.
두번째 상담 뒤에 저는 집에 돌아가면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난 도대체 뭘 그렇게 몰랐던 건지 그렇게 별 표정 없이 무심히 대화를 끝 마치고
올 만큼 내게 진짜 별 일이 없었는지 감정으로 느끼지 않고 머리로만 생각한다는 것의 의미가
어떤건지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요.
평소의 내가 어떤지에 대해서도 아마 그때부터 였던것 같아요.
재보지 않고 마음가는대로 상담하기 시작했어요.
그 분은 제가 대답하는 말이나 행동을 보며 내가 지금 어떤 것 같다고 얘기해주셨고,
집에 돌아오면서 곱십어보니 정말로 그랬어요. 신기한 일이었어요.
나도 몰랐고, 아무도 몰랐던 부분을 그때 한 두 번 보신 분이 짚어준다는게 정말 신기한 일 이었던것 같아요.
감정으로 느끼지 않고 이성적, 머리로만 생각한다는 말에
내가 말을 하면서도 정말 그러고 있나 이따금씩 생각해 보기도 했어요.
그때부터 기분이 좋아졌던것 같아요.
세번째 상담때는 더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었어요.
간간히 웃기도 했고,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도 할 수 있었어요.
상담이 끝났을 당시에 상담가 선생님이 어때요? 라며 물었을때 대답 할 말을 잘 못찾았는데
집에와서 곱십어보면 난 진짜 많은 걸 얻었다는 걸 느꼈어요.
심지어 저는 제가 생각한 것 보다 더 장점이 많은 사람이었어요 !
남들에게는 말한 적 없고 보이지 않았지만 은근히 정이 많고 약했어요.
그날 부터 친구한테 전화를 하면서 집에 가기 시작했어어요.
네번째 상담이 오고 다섯번째 상담이 왔어요.
그 길고도 짧은 시간동안 저는 예전처럼 이 지루하고 우울한 하루를 어떻게 때울까라는
마음이 아닌 미래의 나는 어떨까 라는 상상을 하기 시작했어요.
웃고 있는 나, 누군가가 기댈 수 있는 나, 인복이 많은 나 , 행복한 나
그러면서 시간을 보내니 정말로 행복해지는것 같았어요.
친구랑 싸운적도 있긴 하지만 저는 그 시간동안 진짜 행복했어요.
어제 전화한 친구가 너 목소리부터 확 달라진게 느껴진다고 그랬거든요!
저는 아직 제 마음의 구름이 다 걷힌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제 스스로에게 말하기 시작했어요.
'근데 이것봐. 5주 동안 난 이미 많이 달라졌어. 어떤 우울이 와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아
더 이상 지금의 나만 생각하는 나도 아닌 것 같아. 내 꿈이랑 내 이상을 자주 생각하고 있거든 R=VD 알지? '
누군가가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날 이해해준다는 거 그게 이렇게 큰 변화를 가져올 줄 몰랐어요.
처음에는 상담 받기 조금 꺼려하기도 했지만, 이거 정말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여기에서 내가 얻은 조언과 지금 이 느낌 그대로를 가지고
이겨낼거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살면서 요새 제일 행복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