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상담학회)상담후기 공모전 수상작_억압을 풀고 여자의 삶을 살게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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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OO
조회 778회
작성일 201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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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상담학회에서 상담을 통해 성장한 개인의 수기를 공모하였습니다.
<억압을 풀고 여자의 삶을 살게되다.>
응모자 (가명) : 강한마음
지금 나는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주어진 현실은 똑같습니다. 하지만, 내가 달라졌기 때문에 세상은 달라졌습니다.
상담 받기 전 저의 모든 신경은 타인에게 있었습니다.
항상 머릿속 에서는 '사람들이 날 어떻게 평가할까?' 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고,
내 모습이 이기적이게 보이거나 차갑게 보이게 되면 어쩌나 하는 불안함이 있었습니다.
음식 고르는 것부터 놀러가는 것, 만나는 시간 등 모든 선택에 있어서 내가 원하는 것을 누르고, 타인에게 맞추었습니다.
부탁하는 것은 물론, 거절하는 것도 어렵고 거절을 하면 몇 일동안 '아.. 거절하지 말걸'이라며 자책을 하였습니다.
친구들과의 관계 뿐 아니라, 가족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보다도 가족들이 원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살피고 해주는 것이 당연하였습니다.
상대가 원하는 모습으로 맞추다 보니 진짜 나의 모습을 잃어버렸고, 점점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힘들어 졌습니다.
타인과 두 시간을 마주하고 있으면, 온 몸에 힘이 빠져 견디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자연스럽게 사람들과의 만남을 피하게 되었습니다.
연락이 오면 몸이 긴장을 해버리고, 어떻게 피할까 고민하다가 결국,
연락을 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대인관계는 어렵게 되었습니다.
우울감은 심해졌고, 폭식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주체할 수 없는 분노가 올라 올 땐,
주먹으로 물건을 때리거나, 나 자신을 때려서 아픔을 느껴야만, 분노를 잠재울 수 있었습니다.
잠에서 깨어 있는 시간을 견뎌내는 건 너무나 고통스러운 일이었습니다.
끝없이 반복되는 우울, 폭실, 자해..... 벗어날 수 없었기에 잠 속으로 도피를 하였습니다.
24시간 중에 16시간은 잠을 잤고, 나머지 시간으 TV나 컴퓨터를 하며 폭식을 하면서 지냈습니다.
먹고 자고 먹고 자고,, 한심스럽고 못마땅한 내 모습을 보게 될 때면, 분노가 일었고, 자해를 통해 분노를 견뎠습니다.
그러던 중 분노에 휩싸이면 이성을 잃어버린 채 나를 때리는 내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러다가 내가 나를 죽이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두려움을 느끼게 되어
심리상담센터를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상담을 받고 타인에게 신경을 쓰는 것이 많이 외롭고,
사랑받고 싶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 자신이 나를 사랑해 주지 못했기 때문에 외로움이 더 크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부정하고 살았던 나의 모습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여자라는 것. 여자임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신체적으로는 여자였지만, 남자로 살아 왔습니다.
여자로 태어난 것이 축복 받지 못해 사랑받지 못하는 일이라고 느껴 남자로 사는 삶을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옷을 살땐 남성의류에서 사는 것이 당연했고, 여자가 짐을 들고 있을 땐 내가 들어주는 것이 당연했고,
여자화장실을 가는 것이 뭔가 쑥쓰러웠던 이유가 남자라고 생각하고 살았기 때문이라는 사실에 놀라우면서도 많이 슬펐습니다.
내 마음을 살펴보니, 나도 20대의 여자들처럼 예쁜 옷을 입고 싶고, 예쁘게 꾸미고 싶어 하고 있었습니다.
여자로써의 삶을 누리지 못한 내 삶을 돌이켜 보았고, '부모님이 따뜻한 사랑을 주었더라면,
내가 이렇게 되지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부모님에 대한 원망이 가득하였습니다.
원망이 가득한 것을 깨닫고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보다 원망을 더 크게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 죄책감이 들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감정을 누리지 않고 솔직하게 표현하라고 해주셨고, 솔직하게 내 속에 있는 깊은 원망을 토해냈습니다.
억누르던 감정을 표현 해내자 마음은 안정감을 찾고, 편안함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토해내고 나면 마음이 찜찜할 것 같았는데 반대로 편안함을 느끼게 되니 신기하였습니다.
원망을 표현한 뒤 부모님은 나에게 사랑을 주지 않은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자신들의 부모로부터 배운 사랑의 방식대로 끊임없이 사랑을 주고 있다는 것을 이해를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엄마에게 느낀 사랑은 평가적이고, 차가운 것이 었고, 아빠에게 느낀 사랑은 불안함이 섞인 사랑이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엄마아빠가 받았을 사랑에 따뜻함이 없다는 것이 아타까웠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부모님에게 따뜻한 사랑 받기만을 바랬었는데, 이제는 내가 따뜻한 사랑을 드리기로 하였습니다.
가족 앞에서 항상 강인하고 든든한 모습을 보이던 내가 먼저 다가가 사랑을 표현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용기를 내어 사랑의 표현으로 포옹을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엄마 아빠 언니 동생 모두 왜 이러냐는 반응 이었지만,
지금은 가족들이 먼저 팔을 벌려 안아주기도 하며, 자연스러운 인사가 되었습니다.
짐처럼 버거웠던 가종이 지금은 든든하게 나를 지탱해주고 있는 것을 느낍니다.
앞으로는 당당하게 여자의 삶을 누리기로 했습니다. 새로운 삶을 위해 그 동안 입고 다니던 남자 옷을 모두 버렸습니다.
텅비어버린 내 옷장을 다양한 색깔의 여성 옷으로 채워가고 있습니다.
여성의류 코너에서 당당하게 옷을 고르고, 처음으로 치마도 샀습니다.
굽이 높은 예쁜 구두도 사고, 네일아트도 받았습니다. 예쁜 화장대를 마련하였습니다.
화장품을 사며 화장대를 채워가고 있습니다. 나를 찾았기 때문에 하루가 즐겁고 행복합니다.
상담을 통해서 내가 가장 많이 느낀 것은 나 자신이 누구보다도 소중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타인의 행복보다도 지금은 나의 행복을 우선시 하고 있습니다. 내가 사랑으로 충분히 채워지면,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누어 줄 수 있습니다. 사랑으로 나를 채워가니 우울도 폭식도 자해도 어느새 사라졌습니다.
선생님과의 상담을 통해 살아난 감정들과 표현의 자유는 저를 더욱 풍성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풍부한 감정들을 표현하며, 사람들을 만나니 대인 관계가 편안해 졌고, 즐거운 일이 되었습니다.
무조건 눈치를 보며, 그 사람에게 맞추려 했을 때는 나만 힘든 것이 아니라, 상대도 불편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앞으로도 나를 사랑하고 아끼며,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자유롭게 당당하게 살아 갈 것입니다.
제 인생에서 선생님과의 상담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저의 행복을 진심으로 위해주신 선생님께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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