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우울 그리고 약물의존 극복 (본사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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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대학로에 친구를 만나러 전철을 타고 가던 중
남영역에서 갑자기 지하철이 멈춘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이유를 몰랐지만 곧이어
흘러나온 역무원의 방송을 듣고 자살시도가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다행히 살아났던 그 중년의 남자가 어떤 사연을 가지고 있는지 모른다.
하지만 그 사건은 등에 떠밀려 항상 죽음을 생각했던 내 예전의 모습을 생각나게 했다.
자기비하,
항상 부정적인 편집,
경험 부족으로 인한 서투름,
과거의 기억에 얽매여 나 자신을 가장 불쌍한 사람으로 만들고
위안을 삼았던 우물 안의 개구리가 나였다.
그 때는 내가 만들어놓은 세계가 전부라고 생각했고
어리석게도 내가 생각하는 방식으로
이 세상이 결정되어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렇게 내 미래와 능력, 가능성까지 하찮은 것이라고 여겼기에
미래에 대한 기대도 점차 하지 않고 살게 되었다.
그렇게 26년을 살았다.
무기력증,
불안,
우울,
약에 대한 의존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며
나는 죽음의 궁지에 내몰리기 시작했다.
망망대해 위에서 나침반과 지도도 없이
버려진 채 끊임없이 노만 젓고 있는 꼴이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신과를 찾아간 이후 약에 대한 의존만 생겼고
그 뒤에 대학에서 받았던 심리상담도 소용 없었다.
항상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남겨두었던 선택지를 하나씩 써갈 때마다
점점 커져가는 좌절감과 이제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공포감이
날 더욱 죽음과 가까워지게 했다.
그 이후 직장까지 그만둔 후 죽음의 공포는 정말 커졌다.
결국 그 일을 계기로 상담을 받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3개월 동안 상담을 하면서 내 사고의 틀을 부정 당하며
많은 부분을 힘겹게 바꾸게 되었지만,
내가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 아니고
얼마든지 변할 수 있다는 것에
사실은 큰 안도감과 자유를 느꼈다.
내가 생각하고 있던 것이 정말 작은 세계였고,
세상은 아무 색도 없지만 내가 색을 입히고
멋대로 판단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
사실 지금도 금방 휩싸이게 되어 버리는
내 생각들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나 자신을 가두고 있던 세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만으로도
앞으로 일어날 변화의 큰 전환점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우물 안의 개구리가 아니라,
약하고 미완성의 존재지만 상처를 두려워 않고
세상과 직면하는 그런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앞으로 절대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세계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는 내 모습을 상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