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05월 28일 [정책브리핑] 재도전하는 기업인, 다시 온 ‘성공의 기회’
페이지 정보
본문
“이곳 주차장에 차가 몇 대 있나요?”
처음엔 다소 뜬금없는 질문이다 싶었다.
‘아까 들어올 때 대충 봤는데, 몇 대더라?’ 하는 표정의 참석자들.
5월 19일 서울 노원구 동일로의 옛 서울북부지방법원 자리에 있는 아스피린센터 1층 대강당.
진행자를 중심으로 빙 둘러앉은 사람들 표정이 가지각색이다.
중소기업청, 창업진흥원이 주최하고 한국기술벤처재단이 주관하는
‘재도전 성공 패키지’ 실전 창업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중이다.
재도전 성공 패키지는 올해 처음 전국에서 선발된 재창업 기업인, 예비 창업자 100명을 대상으로
5월 18일부터 6월 11일까지 진행되는 재창업 전용 프로그램.
이날 교육은 첫 사흘간 진행되는 마인드 교육의 이틀 차였다.
“제우스님, 주차장에 차가 몇 대 있나요?”
제우스뿐 아니라 미샤, 라이프, 레비 등 별명이 적힌 명찰을 목에 건 참석자들은
진행자가 자신들의 별명을 부를 때마다 각기 다른 답을 내놓았다.
“6대요.”
“9대요.”
“빈자리 빼곤 다 있어요!”
“센터 전체 면적이 ○○○인데 건물 ○○○을 빼면 ○○이니 ○대를 세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같은 질문이 두 차례 이상 돌자 여전히 차분하게 같은 답을 하는 사람, 답을 바꾼 사람,
반복된 같은 질문에 조금 짜증스러워하는 이도 있었다.
아예 밖으로 나가 주차장을 보고 오는 이도 있었다.
“방금 한 대 나가서 ○대예요!”
이러한 참석자들의 반응에 대해 진행자는
“관찰력이 참 좋으시네요.”,
“면적 계산이 빠르신데 어떤 일을 하셨나요?”,
“어떤 분야에서 창업을 하시나요?”
등의 질문을 통해 참석자들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자연스럽게 창업 종목, 전문 분야, 안목 등을 내비치도록 유도했다.
마인드 교육이라 해서 강의를 듣는 것이 아니었다. 저 사람이 창업을 하게 되면 무얼 어떻게 할까 서로 상상해보게 만들었다.
사흘간 진행 마인드 교육, 사업적 분석에 주안점
이날 참석자는 모두 34명이다. 한국기술벤처재단과 함께 신구대(경기 성남시)가
‘재도전 성공 패키지’의 공동 주관자여서 같은 기간 신구대에서도 50명이 마인드 교육을 받게 된다.
거기다가 죽도힐링캠프에서 선발된 인원(16명)은 교육을 이미 마쳐 5월 26일 시작되는 실전 창업 교육부터 합류한다.
이날 진행자인 차주현 마인드원 심리상담센터장은 “사흘간 진행되는 마인드 교육은 자율성을 키우고,
트라우마를 치유하며, 자기 자신을 찾고 성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며
“첫날 실시한 심리검사 역시 마음의 문제가 아니라 사업적 분석을 해 컨설팅을 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어제 심리검사에서는 본인도 모르던 자신들의 문제를 알게 되어 놀랍다는 반응들이 나왔습니다.
오늘 교육은 고객을 응대할 때 그들과 어떻게 소통할지,
자신의 역량을 어찌 키워갈지 하나씩 만들어가는 과정이에요.
내일 주제는 ‘행동하라’입니다.
아무리 좋은 계획을 가져도 행동하지 않으면 나올 수가 없거든요.”
이날 ‘권토중래’란 별명으로 참석한 백종운(38) 씨는
“교육 플랫폼사업 예비 창업 기획안을 갖고 참가 신청을 했다”며
음원 사이트, 꽃배달 서비스 등 창업 경력이 18년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번 교육에 대해 패키지 지원인 데다 서로의 경험을 나눌 수 있다는 점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
“창업에 필요한 지원들이 원스톱으로 갖춰져 있고
경험 있는 사람들이 참여해 교육을 다 마치고 나면
어느 지원 프로그램보다 창업성공 가능성이 더 높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국기술벤처재단의 이강수 창업보육팀장은
“우리 재단 주관으로 교육받는 분들을 보면 연령은 주로 30, 40대이고 정보통신(IT), 특히 IT 앱 관련 기술창업자들이 많다”면서
“기술도 중요하지만 창업이 성공하려면 어떻게 수익을 가져오느냐에 중점을 둬야 하기 때문에
마인드 교육에 이어 비즈니스 모델, 자금 유치, 사업계획서 작성하기 등 실질적 교육과정으로 편성했다”고 말했다.
그간 정부가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해 창업 환경 조성에 노력을 기울여왔으나
여전히 많은 창업가가 실패에 대한 두려움으로 도전적인 창업에 나서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창업진흥원이 지난해 4월 실시한 ‘청년층 직업관 및 창업 인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창업을 주저하는 첫 번째 사유로 꼽힌 것이 실패에 대한 두려움(31.5%)이었다.
다음이 지식·능력 부족(23.2%), 자금 확보의 어려움(14.3%) 순.
한번 실패하면 신용불량의 낙인 등으로 민간 금융 활용이 제한되는 등 재도전 기회가 없을 뿐만 아니라 생계까지 걱정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35억 원 신규 예산 ‘재창업 교육→멘토링→사업화 지원’
이러한 현실에서 실패 경험이 있는 기업인이 다시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중소기업청이 마련한 것이 바로 재도전 성공 패키지다.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창업·재도전 분위기 확산의 일환인 재도전 성공패키지는
올해 처음 35억 원의 예산을 반영해 ‘재창업 교육→멘토링→사업화 지원’에 이르는 재창업 전(全) 단계를 패키지 방식으로 지원한다.
이번 성공 패키지에 참가한 100명은 마인드 교육, 실전 창업 교육을 마친 뒤
6월 중순 ‘실전 멘토링 캠프’에서 재창업 아이템의 최종 검증 기회를 갖는다.
창업 아이템의 난이도, 성장 가능성 등을 평가 받아 최종 선정된 60명에 들면
‘우수 수료자 10% 이내는 7000만 원, 그 외는 3500만 원 한도(총 사업비 70% 이내)’로 사업화 활동비를 지원받는다.
중소기업청은 이번 재도전 성공 패키지가 실패 기업인들의 재도전을 활성화하고
신규 창업기업들도 도전적으로 창업에 나서도록 하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올해 사업 성과를 감안해 향후 사업 규모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이틀째 마인드 교육에 참석한 이들의 표정을 보니 함께 어울려 마음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큰 위안을 받는 것처럼 보였다.
함께 가는 사람들이 있으니 처음보다 더 어려울 수 있는 재도전의 길이 외롭지 않을 듯하다.
-
- 이전글
- 2019년 04월 12일 [현장르포 특종세상] 알람이 울려야 걷는 여자의 사연은?
- 2023.05.15